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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국국학진흥원, 두렵고 신이한 조선의 바다

수많은 바다神이 있는 이유

 

(데일리대구경북뉴스=황지현 기자)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7월호를 발행했다.

 

지금 우리에게 바다는 흔히 휴양지로 인식되지만, 옛사람에게는 그 속을 알 수 없어 두렵고 무서우면서 동시에 풍요롭고 신비로운 공간으로 여겨졌다. 이번 웹진 담談에서 과거 조선의 바다가 품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본다.

 

‣ 목숨을 건 바닷길 사행

 

‘목숨을 걸고 배에 오른 사람들’에서 이명제 학술연구교수(전남대학교)는 사신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떠난 ‘사행길’이 죽음을 부르는 ‘死행길’이 되어버린 이야기를 전한다.

 

안경(安璥, 1564~?)의 ‘가해조천록(駕海朝天錄)’에는 1621년, 목숨을 걸고 바다를 통해 명나라를 다녀온 안경의 고군분투 사행기가 담겨 있다. 조선과 명나라가 임진왜란의 상처를 수습할 동안 후금을 건설한 누르하치는 두 나라의 요충지를 점령, 그들이 오가는 육로를 차단했다.

 

이제 조선과 명나라가 소통하기 위해서는 바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정사와 부사, 서장관은 한배에 타지 말라.”는 광해군의 어명은 당시 바다를 이용한 이동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안경이 겪은 시련은 풍랑만이 아니었다. ‘가달’[후금에 투항한 명나라 사람]의 공격을 받아 어렵게 살아남았지만 식량은 떨어져 가고 역풍이 불어 돛이 부러졌으며, 풍토병이 들어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그렇게 겨우 도착한 명나라에서는 부패한 관리들이 무차별적으로 뇌물을 요구하는 등 극악한 상황이 지속됐다.

 

이들의 고난은 조선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계속되었는데, 겨울 바다 위에서 큰 파도와 눈보라로 인해 어마어마한 추위와 공포를 맞이한다. 결국 안경은 죽음을 직감하고 ‘절명사(絶命辭)’를 지었다. 11월 4일,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금이 있는 동쪽을 향해 4배를 하고 모두가 목놓아 통곡하는 바로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 제주 바다, 콘텐츠 그 자체

 

‘제주, 콘텐츠의 바람을 타고 바다를 건너다’에서 김보배 선임연구원(제주콘텐츠진흥원)은 제주가 콘텐츠의 배경지가 아닌 콘텐츠 그 자체로 기능하고 있는 모습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코로나(Covid-19) 이후 달라진 시대 분위기에서 제주는 치유와 회복의 메카로 기능하고 있다. 요가나 명상 외에도 마을과 연계한 로컬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그중 작은 마을에 느긋하게 머물며 일상과 치유를 함께하는 체험형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카름스테이’를 운영하는 해안마을의 해녀체험학교, 워케이션(workation) 공간인 ‘질그랭이센터’는 해녀여행·오름·용천수와 당·다크 투어 등 해양자원을 활용한 휴식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하나의 큰 흐름은 해양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다. 제주 내 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유명 패션·레저스포츠·코스메틱 브랜드가 각종 사회공헌사업의 목적으로 폐자원 활용 제품 및 업사이클링 제품을 출시하는 등 제주의 해양문화를 새로이 쓰고 있다.


 

 

▶ 두렵고 잔인하면서도 단단한 군자를 닮은, 바다

 

이외에도 웹진 담談에서는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스토리웹툰 독獨선생전’ 7화 <그대의 바다>에서는 청국인이 조선에 표류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표류인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과 바다 너머를 상상하는 독선생을 만나보자.

 

‘선인의 이야기, 무대와 만나다’의 <바다로!>에서는 붉은 피가 낭자한 피바다가 펼쳐진다. 잔인한 욕망으로 서로를 난도질하는 인물들이 만든 피바다를 언어와 비언어의 이중창으로 훌륭하게 그려낸 국립극장의 무(無)장애 연극 ≪맥베스≫를 소개한다.

 

‘백이와 목금’의 <바다 거인의 보살핌>에서는 정 진사의 아우인 정삼환이 상관을 따라 울릉도로 갔다가 겪은 신비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정삼환이 항해 도중 만난 기이한 짐승 ‘비렴’과 ‘바다 거인’과의 일화와 함께,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바다를 극복하기 위한 조상들의 민간 신앙을 생생히 만날 수 있다.

 

‘나무판에 새긴 이름, 편액’의 <달과 바다를 건너다, 해월헌(海月軒)>에서는 해월(海月) 황여일(黃汝一, 1556~1622)이 1588년 10월, 울진군 기성면에 지은 해월헌의 편액을 소개한다. 해월헌에는 외부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군자의 마음이 바다와 달을 닮았다는 그의 신념이 담겨 있다.

 

웹진 담談은 여름을 맞이하여 7월에는 ‘바다’, 8월에는 ‘귀신과 괴담’, 그리고 9월에는 ‘토속신앙’을 주제로 이야기를 구성할 예정이다. 웹진 담談 2024년 7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https://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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