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대구경북뉴스=황지현 기자)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김형동 국회의원과 함께 지난 10월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23년 한글유산 홍보 특별전 ‘모두의 글자, 한글’ 개막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안동시(시장 권기창)의 지원으로 안동의 문화재 홍보를 위해 이루어졌으며, 전시 기간은 10월 30일부터 11월 3일 오후 1시까지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국내 국학자료 최다 소장 기관으로 현재 62만 점이 넘는 자료를 기탁받아 보존 관리하고 있다. 지난 7월 26일, 소장 자료 중 한글자료만을 선별해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에서 특별전을 개막했는데, 이 가운데 안동과 관련 있는 것들을 뽑아서 국회의원회관에서 전시 중이다.
‣ 경북 안동의 한글유산
전시는 일제강점기 말 간송 전형필이 경북 안동에서 발견한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모두를 위한 글자를 만들기 위해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그 시점에서 중앙정부가 어떤 노력으로 한글을 보급했는지 안동의 한글유산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당시 백성들에게 가장 절실했던 의료 분야부터 윤리‧교육‧지방자치‧경제 등 각 분야의 언해諺解 서적들을 선별했다.
안동 예안의 설월당 김부륜 종가에서 보관해 온 15세기 말 한글의학서 ‘구급간이방’을 비롯하여 서애 류성룡 종가에서 보관해 온 ‘언해두창집요’ 등을 만날 수 있다.
선조宣祖 때 교정청에서 간행하고 도산서원에 내사한 ‘소학언해’도 이번 전시에 소개되었는데, 16세기 말엽의 국어자료로서 큰 가치를 지닌다. 한글 활용에서 눈여겨 볼 자료는 언간과 내방가사이다.
서애 류성룡의 6세손 류운이 서울에서 의금부 도사를 역임할 당시 막 맞이했던 서울 출신의 며느리 연안이씨에게 보낸 다수의 한글편지, 그리고 시아버지의 편지를 받은 며느리 연안이씨의 내방가사 ‘쌍벽가’, 석주 이상룡의 부인 김우락 여사의 ‘조손별서’등도 관람할 수 있다.
이외에도 흥미로운 자료들이 적지 않은데, 특히 18세기 전국의 사투리[土俚, 방언]를 비교 분석해 기록한 강후진(康侯晉, 1685~1756)의 ‘찬집감영록’(권7)은 지금 우리가 알기 어려운 당시 평안도·함경도·황해도의 사투리를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 한글유산에 담긴 ‘민생’을 위한 마음
모두를 위해 만든 한글이지만 한문을 온전히 대체하지는 못했던 시절, 중앙정부는 다양한 분야의 언해 서적들을 편찬하며 한글 보급을 위해 노력했다. 공식 간행한 언해서에는 민생을 염려하는 마음이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한글이 점점 민간의 일상으로 확산되었다. 이번 전시는 국회‧지자체‧공공기관이 한 뜻으로 한글유산을 홍보했다는 점에서 나아가 한글유산에 담긴 ‘민생’의 의미를 포착해 전달하려 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한국국학진흥원 정종섭 원장은 “고문헌 중심의 한글유산을 관객들에게 조금이라도 쉽고 흥미롭게 전달될 수 있도록 내용 중심의 오브제 활용 전시를 시도했다”며, “이번 국회의원회관 한글유산 홍보 특별전을 통해 한글의 본고장 ‘경북 안동’이 더욱 알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한글의 우수성이 다시 한 번 각인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형동 국회의원(경북 안동예천)은 “세상 어디를 찾아봐도 한글만큼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문자는 없다.”며 “우리나라 국보이자, 세계가 인정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의 도시인 안동시의 국회의원으로서 한글유산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널리 알리고,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을 계승해나가기 위해 앞으로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