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대구경북뉴스=황지현 기자)최근 K-콘텐츠의 영역은 영상과 대중음악을 넘어,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일상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경북콘텐츠코리아랩(이하 경북CKL) 사업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역 문화 IP(Intellectual Property)를 바탕으로 창작 브랜드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해녀의 옷장(Haenyeo's Closet)’이다.
해녀의 옷장은 경상북도의 바다와 해녀 문화를 친환경 패브릭으로 풀어낸 브랜드. 단순한 의류를 넘어 지역 전통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서 K-콘텐츠로 개발한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굳센 삶에서 영감을 얻다: 해녀와 린넨의 철학
해녀의 옷장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경북 해녀 문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브랜드를 제작한 김은주 작가는 거친 바다와 맞서며 삶을 이어온 해녀들의 강인함, 그리고 바다에서 길어 올린 섬세한 아름다움에 깊이 매료됐다.
이러한 영감은 린넨(Linen)이라는 핵심 소재로 구현됐다. 자연과 공존하며 세월 속에서 깊이를 더해가는 린넨의 속성은, 차가운 바닷속에서도 묵묵히 물질을 이어온 해녀의 인내와 생명력을 닮아있다.
또한 해녀의 옷장은 린넨 위에 ‘소잉 일러스트(Sewing Illustration)’라는 독창적 기법을 적용한다. 실의 곡선이 물결처럼 일렁이는 봉제 방식으로 해녀의 움직임, 바다의 결, 조류의 방향성까지 표현하며 제품 하나하나를 예술적 스토리로 완성한다. 이처럼 해녀의 옷장은 지역 여성의 서사와 문화를 패션 언어로 풀어낸 ‘지역 문화 IP’라는 점에서 독창성이 크다.
‣ 경북CKL의 전주기 지원이 만든 성장
해녀의 옷장이 예술적 영감을 넘어 실질적인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북CKL의 체계적 지원이 있었다. 경북CKL은 브랜드가 가진 ‘경북 해녀’라는 지역 문화 IP의 잠재력을 일찍이 주목하고, 창작 초기 단계의 멘토링과 컨설팅은 물론 제품 상용화 및 시장진출까지 실질적인 사업화 지원을 이어왔다.
2024년 ‘콘텐츠 업 공모대전’에서 ‘경북 해녀 소은이’로 IP 매칭 부문 대상을, 같은 해 ‘경북콘텐츠페스티벌 IR피칭’에서 2위를 차지하며 투자 가능성과 브랜드 확장성을 인정받았다. 2025년에는 ‘홍보마케팅 지원사업’을 통해 서울 코엑스 핸드아티코리아 2025에 참가, 방문객 1만 명 이상 유치, 현장 매출 300만 원, 바이어 상담 16건, 협업 제안 5건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또한 경북CKL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콘텐츠 홈쇼핑’을 통해 해녀의 옷장이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소개되며 브랜드 인지도가 한층 높아졌다. 최근에는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우수 콘텐츠로 선정되어 ‘APEC 2025 KOREA’ 경제전시장에 참가하는 등 글로벌 잠재력까지 인정 받았다. 해녀의 옷장은 경북CKL의 전주기 지원을 통해 지역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한 성공적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한 대표 사례로, 지역 창작자와 문화 IP가 산업적 가치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문화와 상생을 짓다: 지속 가능한 비전
해녀의 옷장은 단순한 브랜드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삶의 가치 실현을 목표로 한다. 제품 판매 수익의 일부를 해녀 문화 보존 활동에 환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콘텐츠 산업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소멸 위기에 놓인 해녀 문화의 보전이라는 두 가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해녀의 옷장이 경북을 대표하는 문화 패션 브랜드로서 성장하여 세계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이종수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장은“해녀의 옷장은 지역의 전통문화 자원이 창작자들의 상상력과 결합해 산업적 가치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모범 사례”라며“앞으로도 경북CKL은 지역 문화 IP가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여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협력의 기반을 다져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