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대구경북뉴스=이준호 기자) 계명대학교(총장 신일희) 여성학연구소는 ‘전환의 시대와 젠더 번역총서’의 두 번째 권으로 ‘자본주의와 페미니즘’(앤 커드·낸시 홈스트롬 공저)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급변하는 전환기의 시대에 자본주의와 페미니즘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대안적 삶의 양식을 모색하는 연구의 일환으로 출간됐다.
‘자본주의와 페미니즘’은 자본주의와 여성 억압 문제를 둘러싼 대표적 논쟁서로, 2006년 미국철학학회에서 개최한 '페미니즘과 자본주의' 토론회를 계기로 시작됐다. 앤 커드와 낸시 홈스트롬은 각각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입장과 비판하는 입장에서 치열한 논쟁을 펼쳤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1년 ‘Capitalism, For and Against’를 출간했다.
책은 커드의 주장으로 시작된다. 커드는 자본주의가 여성의 자유와 경제적 독립을 증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고 보며, 포용적이고 공정한 개혁을 통해 성차별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홈스트롬은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자본주의가 여성 억압과 계급 착취를 구조적으로 지속시키는 체제라고 분석하고, 탈자본주의적 대안 체제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두 저자가 서로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며, 관련 쟁점을 심도 있게 다룬다.
이번 번역서 출간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교차하는 현실을 이해하고, 전환의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사회 모델을 모색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성별 임금 격차, 여성 비정규직 비율, 돌봄 노동의 성별화 문제 등은 이 책의 논의와 깊게 연결된다. 커드의 관점에서는 제도 개혁을 통한 평등 확대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으며, 홈스트롬의 관점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경제 체제 전환이 요청된다.
계명대 여성학연구소 인문사회연구사업단은 2022년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연구소 지원사업’에 선정돼 ‘전환의 시대, 지역, 여성 그리고 삶의 생산’을 주제로 정치·경제·사회문화 공간의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이번 번역서 출간은 해당 연구 성과의 하나로,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교차하는 구조를 분석하고 새로운 사회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기여한다.
장지은 옮긴이(계명대 여성학연구소 연구원)는 “이 책은 단순히 자본주의를 찬반으로 나누는 논쟁을 넘어, 자본주의와 여성 억압의 구조를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지속 가능한 삶과 성평등 사회를 향한 이론적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