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사적 516호로 지정돼 있는 경산시 임당동 고분과 미지정된 부적리 고분을 도굴한 골동품상업자 등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북 경산경찰서(서장 최현석)는 국가사적 516호로 지정돼 있는 경산시 임당동 고분과 미지정된 부적리 고분을 도굴한 일당 7명을 검거(구속 4명) 수사 중이다.(매장문화재보호및조사에관한법률 제31조 제1항(5년이상 유기징역), 제2항)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2014년 1~2월경 주로 저녁과 심야시간대를 틈타 곡괭이, 삽 등을 이용해 굴을 파서 고분 안에 있던 귀걸이, 허리띠, 장신구 등을 도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도굴된 고분은 임당동 1호 고분과 부적리 4호 고분, 총 2곳으로 특히 임당동 1호 고분은 1982년 발굴 조사된 부근의 고분군과는 달리 발굴되지 않은 채로 관리돼 오다가 최근에 도굴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사적 516호로 지정된 임당동 고분은 4~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옛 문헌에 전하는 압독국 지배자 후손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며, 부적리 고분 또한 임당동 고분군과 조영동 고분군과 유사한 점으로 미뤄 같은 시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고분의 도굴에 참여한 피의자들은 총 7명으로, 대구에서 골동품점을 운영하던 피의자 A씨(65세)는 두 곳의 고분 도굴을 직접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 A씨와 함께 고분 도굴에 직접 참여한 피의자 B(63세), C(45세), D(63세)를 구속해 수사 중이다
특히 피의자 A씨는 공범들이 차례로 검거되자, 휴대 전화를 바꿔 도주 중 본인이 보관하던 문화재를 다른 피의자들에게 지시해 은닉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은 고분에서 도굴한 문화재 일부는 피의자들로부터 회수했다. 회수한 물건은 임당동 1호 고분에서 도굴한 귀걸이·칼·허리띠 등 7건 38점으로, 4~6세기경 사회·문화·경제·기술의 양상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됐다.
경찰은 압수된 문화재 이외에 도굴된 문화재의 처분 경로를 파악, 문화재 회수에 주력하는 한편 피의자들의 여죄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