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소방서 홍보담당자 소방교 박인규)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의 소중한 일상이 피어나는 인생의 가장 아늑한 안식처다. 이렇듯 세상에서 가장 평온해야 할 보금자리가 한순간에 참혹한 화재 현장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데다, 폭염으로 인한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주택 내 화재 위험성이 더욱 고조되는 실정이다.
최근 5년간 소방청 통계를 보면 전체 화재 중 주택화재 비율은 약 26%에 불과하지만, 화재 사망자 중 주택에서 목숨을 잃는 비율은 무려 60%에 육박한다. 대다수 주택화재가 깊은 밤이나 보호자의 부재 중 무방비 상태에서 발생해 초기 인지가 늦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대피 골든타임을 놓쳐 어린 자녀들이 화를 당하는 비극적인 참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25년 6월 부산 진구 아파트에서 컴퓨터 발화로 초등학생 자매가 사망했고, 같은 해 7월 부산 기장군에서도 멀티탭 화재로 어린 자매가 숨졌다. 더욱이 최근 서울 은평구 다세대주택 화재에서도 초등학생 두 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치명적인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 및 냉방기기 안전 점검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이 작은 시설들과 사전 점검이 현장에서 발휘하는 위력은 상상 이상이다. 지난 4월, 경북 성주군 단독주택 화재 당시 거주자가 집에 비치된 소화기로 초기 진압에 성공해 일가족 6명의 소중한 생명을 지켰다.
또한 지난 5월 전남 여수시 주택 화재에서도 콘센트에서 불길이 솟았으나,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연기를 인지하고 경보음을 울린 덕분에 거주자가 신속히 대피하고 소화기로 자체 진화해 큰 피해를 막았다. 초기 상황에서 잘 관리된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와 맞먹는다는 사실이 현장에서 고스란히 입증된 셈이다.
가정의 안전을 다지기 위해서는 올바른 소방시설 설치와 냉방기기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 주택용 소방시설 및 여름철 냉방기기 안전 관리 기준
〇 단독경보형 감지기: 구획된 실(방, 거실 등)마다 천장에 1개씩 설치하며, 10년 주기 배터리 수명에 맞춰 정기적으로 작동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〇 소화기: 세대별, 층마다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하고, 한 달에 한 번 압력계 바늘이 녹색 범위에 있는지 확인하며 10년 경과 시 교체한다.
〇 냉방기기 안전: 에어컨 실외기 주변의 먼지 및 부유물을 제거하고, 이상유무를 확인 후 가동한다. 또한 단일 전용 콘센트를 사용해 과부하를 예방해야 한다.
만약 화재가 발생했다면 주변에 화재를 큰소리로 알리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며 119에 신고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후 대피로가 확보된 안전한 초기 단계일 때 소화기 안전핀을 뽑고 바람을 등진 채 불이 난 곳을 향해 분사해야 한다. 다만 불길이 이미 커져 천장까지 닿았거나 연기가 자욱하다면 초기 진압을 과감히 포기하고 코와 입을 가린 채 자세를 낮춰 ‘대피 먼저’ 행해야 한다. 대피 시 문을 닫으면 연기와 불길의 확산을 늦출 수 있다.
재난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며, 주택용 소방시설과 생활 속 안전 수칙 준수는 우리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집 안의 감지기를 확인하고, 에어컨 실외기 주변을 정비하며 가정의 안전 지수를 스스로 점검해 보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