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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연재기고] 헴프산업은 돈이 되는가?

 

(안동시의회 손광영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헴프농업의 전망에 있어 가장 큰 관심거리는 바로 ‘수익성’이다. ‘한 마지기 당 얼마를 벌 수 있는지’가 가장 궁금할 것이다. 경작할 토지량과 현재 시장가격을 고려하고 예상 생산 비용을 차감하여 마지기당 이익을 추정할 수 있다. 경험이 많은 농부라면 이 문제를 쉽게 계산할 수 있다.

 

헴프가 한 마지기 당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는지는 헴프작물의 목적에 따라 다르다. 산업용 대마(헴프) 재배는 섬유용, 종자용, 그리고 의료용의 세 가지로 나눈다. 다국적 기업인 블루 포리스트 팜스(Blue Forest Farms)는 헴프의 수익성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섬유를 얻기 위하여 헴프를 재배하는 것은 헴프 외의 여타 작물을 재배하는 것과 유사하다. 여타 작물과 헴프의 주요 차이점은 수확 이후이다. 헴프를 의류용 섬유로 가공하려면 전문적인 헴프섬유 가공 공장에서 가공해야한다. 대부분의 농부들은 이러한 가공장비에 접근 할 수 없으며 다른 곳에서 가공하기 위해 구매·지불비용을 고려해야한다. 서구에서는 재배현장에서 1에이커(1224.2평) 당 약 2.5~3톤의 헴프섬유를 생산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섬유의 평균 가격은 유동적이지만 톤당 $250~$300 정도이다. 섬유용 헴프를 재배하는 실제비용은 지역에 따라서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에이커 당 약 $300~350이 든다. 이 수치를 사용하면 예상 수익은 에이커 당 약 480달러(한화 536,289원)가 되어 평당 438원 정도다. 여기에는 수확 후 처리 비용, 농기계, 도구 또는 토지 구입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헴프종자는 섬유와 비슷한 시장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종자는 일반적으로 톤이 아닌 파운드로 측정된다. 파운드(0.45359 킬로그램)당 평균가격은 $0.60~0.65이다. 헴프종자는 1에이커 당 약 1,000 파운드를 수확할 수 있다. 종자의 생산비용은 에이커 당 약 $300~350이다. 미국에서는 헴프종자를 재배하여 에이커 당 약 $250(한화 279,318원)에서 $300(한화 335,181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 평당 228원에서 274원 정도이다. 여기도 또한 토지 또는 장비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한국에서는 2013년에 충청남도 농업기술원에서 송전의 박사 등이 연구한 바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종실용 헴프 재배 시 10a(302.5평)기준 경영성과는 조수입 186만5천원으로 소득 155만3천원, 경영비 31만2천원, 순수익은 56만9천원, 소득율은 83.2% 수준이라고 한다. 평당 순수익 1881원 정도이다. 2천만원의 조수입 달성을 위한 전문농경영모형로 적정한 규모는 1.1ha(33,275평)이며, 이 경우 조수입은 2052만4천원, 경영비 343만4천원, 소득은 1708만9천원이라고 한다.

 

송전의 박사 등의 연구에서 종실용 헴프라 함은 앞서 기고문에서 언급했던 헴프식품이나 화장품을 위한 종실이 아니라 헴프섬유 생산을 위한 종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헴프종자가 식품으로 쓰일 수 있게 된 것이 2015년 2월3일에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가 식품공전에 등재되고 부터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 헴프 종자를 헴프식품이나 화장품용으로 생산하는 양이 너무 적어서 즉, 종자용 헴프의 생산이 아직 일반화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수익성을 따지기는 이른 편이다.

 

최근 세계적인 의료헴프의 붐과 안동에서 이뤄지고 있는 ‘경북 산업용 헴프규제자유 특구’ 때문에 사람들이 헴프재배에 폭발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한국에서 칸나비스(헴프를 포함하는 대마초)가 여전히 마약으로 분류되어 있다. 헴프에서 추출되는 칸나비노이드의 하나인 CBD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가장 수익성이 높은 헴프 소재이다. 그러나 실제로 CBD가 얼마나 수익성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섬유나 종자보다 약간 더 복잡하다.

 

CBD를 얻으려고 헴프를 재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농업재배 또는 원예재배이다. 농업재배는 본질적으로 다른 작물과 동일한 방식의 재배를 한다. 농업재배는 노지에서 재배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작물의 평방미터당 수확양은 적은 편이다. 원예재배는 칸나비스 식물을 위한 특정 조건에서 재배하는 방법이다. 전자는 훨씬 저렴하고, 후자는 더 비용이 많이 든다. 원예재배를 일반인들이 하기는 어렵다.

 

사용된 방법과 생산된 CBD의 양에 따라 CBD를 위해 재배된 헴프는 1에이커 당 $2,500(한화 2,793,175원)에서 $75,000(한화 8,379,525원) 사이의 가치가 있다. 이렇게 차이가 큰 것은 재배방법에 따라서 CBD 함량과 균질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헴프 재배경험은 CBD의 함량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에이커당 최고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다. CBD 추출목적으로 재배할 때 토지 및 장비 비용 외에도 CBD를 위해 재배 된 대마는 모두 자성화(雌性化, 암컷화) 하여야 한다. 칸나비스에서 CBD를 얻기 위해 미수정암꽃을 따내면 씨앗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매년 새로운 자성종자나 클론을 확보해야한다.

 

안동에 소재한 제이헴프코리아(주)(대표 노중균)에서는 ‘삼 암그루에서 수꽃 형성을 유도하여 자성종자를 생산하는 방법’ 특허권자인 농촌진흥청과 통상실시권 계약을 하고 자성종자를 생산하여 공급하고 있다.

 

헴프는 암수 딴 그루인 식물이다. 국립식량과학원 문윤호 박사에 따르면 헴프의 일반종자는 암수의 비율이 49:51이다. 섬유용은 헴프의 줄기를 활용하기 때문에 암수 구별이 필요하지 않다.

 

종자를 얻기 위해 헴프를 재배하는 경우에 일반종자로 재배하는 것과 자성종자를 활용한 재종재배를 비교하면 생산된 종자 수량도 일반종자(암수딴그루)를 이용한 채종재배보다 자성종자를 활용한 재배가 더 많은 종자를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종자는 암컷에서만 맺히기 때문에 일반종자를 파종하면 수확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문윤호 박사에 따르면 자성종자를 파종하면 10a당 141Kg을 생산할 수 있지만 일반종자는 96kg을 생산할 수 있어서 자성종자가 일반종자보다 47%를 더 생산할 수 있다.

 

CBD 등의 칸나비노이드를 얻기 위한 의료용 헴프재배의 경우에도 자성종자는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헴프에서 CBD는 미수정암꽃에 가장 많은 양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암꽃에 수꽃가루가 수정하게 되면 즉시 칸나비노이드 양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많은 양의 CBD를 얻기 위해서 자성종자를 재배하는 것이 수익에 유리하다.

 

미국의 경우보다 한국 헴프농업의 수익성이 평방미터당으로 따지면 훨씬 높은 편이다. 그것은 서구에서의 헴프농업은 광활한 토지에서 기계화한 농업인 반면, 한국은 아직도 수작업에 의존하는 농업이어서 그렇다고 보인다. 이러한 점 때문에 젊은이들이 헴프농업에 투신하기에는 여건이 열악한 편이다. 따라서 헴프농업에 젊은이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헴프파종기, 수확기 등의 기계화가 시급한 편이다.

 

앞선 기고에서 밝혔듯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인 안동시에서 6개 기업이 스마트팜으로 헴프를 재배하려고 한다. 여기서 재배한 헴프를 풍산산업단지에 들어온 기업들에서 의약품 원료로서 CBD를 추출하여 의약품을 제조하여 수출하고자 한다. 뇌전증, 치매, 신경질환 등에 효능이 있는 CBD를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헴프에서 추출하고 이를 활용한 의료목적의 제품 제조·수출 등 산업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스마트팜에서 헴프를 재배하는 이유는 헴프에 들어있는 칸나비노이드의 함량을 일정한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헴프 종자로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클론(clone)재배 방식으로 하는 것이 스마트팜에서는 가능하다. 클론재배란 동일품종의 특성을 유지하는 재배방식으로 삽목재배라고도 한다.

 

이처럼 헴프농업도 이제 혁신적인 스마트농법을 적용하고 있다. 헴프스마트 농업을 헴프의 메카인 안동시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헴프의 THC와 CBD는 서로 ‘길항작용’을 한다. THC 함량이 높은 종자는 CBD함량이 낮고 THC함량이 낮은 종자는 CBD함량이 높은 경향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규제자유특구에서 THC 0.3% 이하의 헴프 종자를 가지고 CBD를 추출하도록 하였다. 국내종으로서 여기에 맞는 종자는 ‘청삼’ 뿐이다. 청삼은 CBD 함량이 1.34%로 재래종 종자(0.58%)보다는 높지만 외국 종자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따라서 규제자유특구 헴프재배 사업자들은 CBD 함량이 높고 THC 함량이 낮은 종자를 개발하기 위하여 육종 등의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다.

 

안동시의회 손광영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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